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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우영', 대표팀 새로운 크랙 정우영 뮌헨 입단 뒷얘기

Magnetic north 2022. 6. 2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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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크랙으로 기대를 모으는 정우영, 대표팀 터줏대감 미드필더인 정우영과 동명이인으로 '작우영(작은우영)'이라 불리기도 한다.  미드필더 큰 정우영(89년생)보다 10살 어리다. 

 

정우영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 돌연변이에 가깝다. 어린나이에 주목을 받는 샛별들은 통상 대표팀 연령별 대표팀을 잘게 썰듯이 하나하나 거치며 성장하기 마련이다.  정우영의 존재는 혜성 같다. 인천 대건고에서 프로 입단을 노렸던 그는 당시까지만 해도 미디어 주목을 받지 않았다. 미안한 얘기지만 존재감 자체가 없었다.  

 

그러던 그가 주목을 받은 것은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하면서부터다. 아시아, 그것도 무명의 한국 선수가 세계 최고의 구단에 입단하는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뮌헨에 입단한 과정을 보면 드라마에 가깝다. 정우영의 호기와 대담한 성격을 엿볼 수 있다. 

 
10대 시절 정우영은 K리그 주니어리그 등에서 맹활약 한 명실상부 대건고 에이스였다.  연령별 국가대표에 꾸준히 호출되고 기량도 일취월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에이전트가 붙었다. 대건고 축구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우영이가 고3이 되니까 ‘해외 무대에 진출해 보고 싶다’고 말하더라. 유럽에서 테스트 받을 기회를 받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맨땅에 해딩하는 무모한 도전이나 마찬가지였다. 


학교 방학 시즌에는 유럽 구단 일정이 안 돼 학기 중에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자칫하면 많을 것을 잃을 수 있는 모험이었다. 특히 학기 중에는 대표팀 소집이 아니면 공결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허락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게다가 당시 리그가 진행되던 터라 에이스 정우영의 공백은 대건고에 큰 타격이었다. 관계자는 “학교 입장만 생각한다면 안 보냈지만 우영이 미래를 길게 보고 결국 허락했다”고 했다.

 

독일로 향한 정우영은 4개 구단을 돌며 테스트를 받았으나 결과는 당연히 신통치 않았다. 구단들은 정우영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높게 점치지 않았다. 정우영은 빈손으로 돌아오기 직전 마지막, 독일 뮌헨으로 향했다. 잃을 것 없는 상황에서 아쉬움을 덜고자 마지막 배팅을 한 번 더 해본 셈이다. 

 

정우영이 방문했을 당시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A, B 팀으로 나눠 자체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될 놈은 되는 것이었을까. 이 때 선수 한 명이 부족했다. 당시 뮌헨 감독이었던 세계 최고의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눈에 정우영이 띈 것이다. 안첼로티는 스태프를 시켜 정우영을 경기에 뛰게끔했다. 

 

정우영은 안첼로티가 허락한 단 한 번의 연습경기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뛰었다. 잃을 것 없던 정우영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피치 위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안첼로티 감독은 정우영에게 “바로 계약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의 축구 운명을 바꾼 한마디였다. 

 

정우영은 18세 미만 선수의 이적을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으로 2018년 1월이 돼서야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뮌헨은 인천에 70만 유로(8억 8000만 원) 이적료를 지급하고, 정우영에게는 인센티브와 수당을 제외한 20만 유로(2억 5000만 원) 상당의 연봉을 약속했다. 


인천은 정우영 한 명으로 한 해 유스 예산에 달하는 돈을 거머쥐는 대박을 안았다. 정우영이 더 성장해 거액의 이적료를 통해 타 구단으로 이적한다면 연대기여금까지 기대해볼 수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 이적 때 발생하는 이적료 가운데 20%를 12살~23살 시절의 클럽팀에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잠재력을 발견한 유소년 축구팀에 대한 보상이자 배려였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 '난 놈은 난 놈'이다. 그의 포부와 대담한 성격은 피치 위 플레이스타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정우영은 과거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호출됐을 당시 '뮌헨 출신'이라는 타이틀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적 있다. 그러나 첫 경기력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무리한 드리블로 흐름이 끊겼고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팬들은 실망섞인 비아냥을 내뱉었다. 

 

정우영은 그 뒤 경기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당돌한 크랙 기질 플레이를 똑같이 펼쳤다. 팬들의 비난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꿋꿋하고 끝까지 담대했다. 1999년생 정우영을 보면 대표팀의 차세대 크랙을 담당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플레이스타일, 성격, 모든 면에서 꽃을 피울만할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다가오는 2022 카타르월드컵은 작은 정우영의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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